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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의 ‘曺國 띄우기’ 毒 든 사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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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종 논설위원
曺, 민정수석에서 장관 직행?
독재정권에서 할 일이라던 與
지금은 ‘사법개혁 적임’ 칭찬
文, 차기 주자로 키울 포석도
無能·무성과자 묻지 마 승진
정권에 부담으로 돌아갈 우려
문재인 정부의 가장 ‘문제적 인물’은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일 것이다. 법대 교수 출신의 비법조
인이 민정수석을 맡은 것도 처음이고, 지난 2년 내내 야당의 주공격 대상이었다. 일을 잘한 것으로 칭찬
받는 것 하나 없이 정권에 부담을 주는 인사 실패와 공직기강 해이의 진원지가 민정수석실이었음에도
원년 멤버 중 유일하게 수석 자리를 지키고 있다. ‘얼굴 보고 사람 평가할 일이 아니다’는 비아냥까지
나올 지경이다.
세간의 평가가 어떻든, 문 대통령은 그에게 ‘무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 덕분에 그가 법무부 장관에 기
용된다면 2011년 권재진 전 법무장관 이후 민정수석이 법무장관으로 직행하는 두 번째 사례가 될 것이
다. 당시 민주당 수석원내부대표였던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은 “민정수석이 법무장관에 지명된 것은
초유의 일이다. 자격 미달이라는 점을 알리는 데 주력하겠다”고 한만큼 이번에도 같은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당시 야당이던 민주당이 “독재 정권에서나 있을 일”이라고 했으니 지켜볼 일이다.
문 대통령과 조 수석 인연의 시작은 역시나 책이었다. 그동안 문 대통령이 기용했던 상당수 인사는 책
을 읽고 발탁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2010년 조 수석의 ‘진보집권플랜’을 읽고 독후감을 담아 친필 편지
를 보낸 것이 인연이 됐다. 2011년 문 대통령 저서 북 콘서트에 교수였던 조 수석이 사회자로 참여했는
데, 문 대통령은 “법무장관 임기 5년 내내 장기적으로 검찰을 개혁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게 바람
직하다. (법무장관으로) 조국 교수가 어떠냐”고 청중에게 물었다. 조 수석의 법무장관 기용 구상은 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셈이다.
문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당시 수사검사였던 우병우 전 민정수석에
게 당했던 굴욕, “이 정도면 막가자는 것이지요”라고 했던 노 전 대통령의 검찰에 대한 치욕을 되갚아
줄 수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인사 검증 실패로 중도 낙마한 차관급 이상이 11명, 국회 인사
청문보고서 채택이 불발된 장관급만 15명에 이를 정도로 전대미문의 기록을 남긴 조 수석을 경질은커
녕 장관으로 승진시키려는 이유는 분명하다. 인사 검증 따위야 문 대통령 안중에 없다. 말은 ‘검찰 개
혁’이라고 하지만 검찰 중립의 핵심인 대통령의 인사권은 하나도 내려놓지 않는 걸 보면 결국 ‘검찰 혼
내주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 관련 법안이 국회로 다 넘어간
마당에 야당이 그렇게 비토하는 조 수석을 법무장관에 앉히겠다는 것은 사실상 법 통과에는 관심이 없
는 것으로 비친다. 결국 검찰 인사를 통해 ‘코드 검사’로 교체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다. 이렇게 되면
대법원, 헌법재판소에 이어 검찰의 물갈이도 완성돼 문 정권 판 사법 개혁이 이뤄진다.
여기에 자신의 말귀를 알아듣는 몇 안 되는 측근인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드루킹 사건으로 대권 주자로
키우기 어렵게 되자 대타(代打)를 모색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낙연 총리가 현재 지지율이 가장 높지만,
호남 출신에 비문(非文)으로는 안심이 되지 않을 것이다. 같은 부산 출신으로 ‘이미지 정치’가 가능한
조 수석을 대권 주자로 키워볼 수도 있을 것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 같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이런 구상이 성공할 수 있을까. DJ가 노 전 대통령을 해양수산부 장관에 발탁한 것
은 자신에게 반기를 든 인물이긴 하지만 발전 가능성을 보고 미래에 투자한 것이다. 그러나 지난 2년간
조 수석이 보여준 업무 능력을 보면 그간 쌓여온 ‘우상(偶像)’을 깨기엔 충분했다. 인사 검증뿐만 아니
라 김태우 전 수사관 폭로에서도 조직 관리의 실패가 여실히 드러났다. 자기 업무보단 중독이라는 얘기
를 들을 정도로 ‘SNS 정치’로 야당과 반대자를 공격하는 데만 힘을 쏟았다. 그는 ‘진보집권플랜’에서
“참여정부 때 과거사 청산 관련법, 언론 개혁법 등으로 힘을 뺐는데 사실 대다수 국민은 이런 것에 관심
이 없다. 대중은 양극화, 실업, 집값 때문에 고통받고 있다”며 이런 점을 간과한 것이 진보가 재집권하
지 못한 이유 중 하나라고 했다. 그런데 지금 문 정권이 벌이는 일이 그때와 달라진 것이다. 말과 행동
이 이렇게 다르다. 문 대통령의 ‘아바타’ 같은 조 수석이 현 정권에 ‘독(毒)이 든 사과’가 될지 지켜볼 일
이다.
출처;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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