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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폐” 라더니… 민간인 사찰 의혹에 꼬리자르기 해명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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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특감반 의혹’ 파장 靑 ‘내로남불’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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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재 일자 : 2018년 12월 18일(火)
공항철도 비리 등 불법감찰
前정권 인사 ‘찍어내기’ 의혹
“불순물” 靑해명 반나절만에
“반부패 조사 자료” 말바꿔
기무사 문제 적폐수사하며
내부선 관행적 방치 가능성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특별감찰반이 직무 범위를 벗어난 민간인 사찰 활동을 지속해왔다는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특감반은 고위 공직자와 공공기관 등에 한해 비리 관련 감찰 활동을 하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문재인 대통령은 대통령 선거 후보 시절 정보 감찰 기관의 불법 정보 수집을 막겠다는 공약을 내건 뒤 집권 후 기무사령부 등의 세월호 유가족 정보 취득 행위를 ‘불법적 사찰’로 낙인찍은 전례도 있어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청와대는 18일에도 정치적 의도가 없기 때문에 사찰이 아니라고 거듭 해명했지만, 당시 기무사 등도 정치적 의도와는 상관없이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는 입장을 내비친 바 있어 청와대가 무리한 적폐 수사로 스스로의 입지를 좁힌 ‘자업자득’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민간인 사찰 = 지난해 말 청와대 특감반은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의 지시를 받고 고건 전 총리의 아들,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 등 노무현 정부의 고위공직자들의 암호화폐(가상화폐) 투자 정보를 모아 보고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모두 민간인으로 이 같은 보고서 제출은 특감반의 활동 범위를 넘어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민영화된 공항철도의 감찰을 지시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특히 공개된 지시 문건은 ‘공항철도 비리(생활적폐) 관련’으로 돼 있어 전 정권 인사들에 대한 ‘찍어내기’라는 의심도 나온다. 최근 이른바 적폐청산 수사가 대부분 전 정권에서 임명된 인사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한영 현재 공항철도 사장은 박근혜 정부 임기 말인 2016년 10월(임기 3년)에 임명됐다. 그 밖에도 4월 쓰레기 대란 사태와 관련해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에 대한 표적 감찰 주장 등도 제기된 상태다.
◇의혹 키우는 청와대 해명 = 이런 가운데 청와대의 부실한 해명은 오히려 의혹을 키우는 상황이다. 특히 암호화폐 관련 민간인들의 정보를 모아 보고한 부분에 대해 당초 청와대는 전날 오전에는 일부 특감반원이 독단적으로 작성한 ‘불순물’이라고 했다가 오후에는 “감찰 업무가 아닌 반부패 정책 수립을 위한 로데이터(원자료)”라고 말을 바꿨다. 함께 제기된 우윤근 주러시아 대사 관련 취업청탁 1000만 원 수수 의혹에 대해서도 당초 “1000만 원 수령 부분을 조사했으나 불입건 처리했다”는 입장을 냈다가 조사가 진행되지 않았다는 점을 뒤늦게 인정했다. 전날 청와대 기자단을 대상으로 한 브리핑에서 해명이 오락가락한다는 지적이 나오자 “기록이 남아있지 않고 기억에 의존해 당시 상황을 재구성하다 보니 혼선이 있었다”는 해명을 했다가 오히려 ‘기억에 의존한 해명이 논란의 소지가 있지 않냐’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적폐 따라 하기?= 특히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청와대의 민간인 사찰 의혹이 개인 일탈 차원이 아니라 ‘관행적’으로 진행돼 온 것일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이들을 관리 감독해야 할 민정수석 등 윗선이 권한을 벗어난 이 같은 보고서를 방치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비위행위’ 의혹이 불거져 검찰로 복귀한 김태우 수사관 선에서 청와대가 ‘꼬리 자르기’를 한다는 얘기다.
더욱이 이 정부는 대통령이 나서 전 정부에서 벌어졌던 민간인 사찰 의혹에 대해 ‘불법적 일탈 행위’로 낙인찍고 적폐 수사를 강행했다. 대표적인 것이 최근 검찰에서 수사를 받다가 투신한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과 관련된 세월호 유족 사찰 의혹이다. 이 전 사령관 측은 정당한 업무 수행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실제 기무사는 당시 상황에 대해 ‘초유의 국가적 재난사태를 맞아 국가가 보유한 모든 역량을 동원해 구조에 최선을 다하라는 국가의 부름에 의해 투입된 군의 현장구조요원에게 유가족의 여망을 전달하고 국방부 차원에서 파견된 대표들에게 정책적 대안을 제공하며 이러한 현장의 상황을 가감 없이 상급기관에 보고함으로써 보다 정확한 정책적 판단을 하는 데 있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정당하게 정책을 수립하면 되는데, 민간인인 이전 정부 관료들의 비트코인 현황 정보를 왜 반부패비서관실에서 수집하는지 기가 막힐 정도”라면서 “문제가 됐을 때 조치를 빠르게 취하지 않고 1년 넘게 정보를 활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것에 대해 윗선의 감독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
출처;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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