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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닷컴 사설] '김동연 패싱' 이어 '홍남기 패싱', 이럴 거면 부총리 왜 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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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입력 2019.03.26 03:19
지난 13일 국회를 통과한 LPG 차량의 일반 판매 허용 법안 협의 과정에서 경제 사령탑인 홍남기 경제부
총리가 배제돼 제대로 보고조차 받지 못했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미세 먼지 대책을 지시하자 민주당
과 총리실·산업자원부가 당정 협의를 통해 LPG 차량 규제 폐기를 결정했고 관련 법안이 일사천리로 국회
처리됐지만, 홍 부총리는 이런 사실을 언론 보도를 보고서야 알았다는 것이다. 연간 3000억원의 세금 수
입을 줄이는 중요한 국가 재정 사안이 경제 부총리를 배제한 상태에서 마치 속도전 치르듯 졸속 추진된 것
이다.
이른바 '경제 부총리 패싱(건너뛰기)'은 이 정부 들어 반복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이달 초 홍 부총리가 검
토하겠다고 발표했던 '신용카드 소득공제 축소' 방안은 열흘 뒤 당·정·청 협의에서 전면 백지화됐다. 홍 부
총리가 "추경 예산은 전혀 검토된 바 없다"고 했지만 보름도 안 돼 문재인 대통령의 "미세 먼지 추경 검토"
지시로 뒤집혔다. 당초 홍 부총리가 반대하던 증권거래세 인하는 여당과 금융위 주도로 시행 쪽으로 결정
됐다. 전임 김동연 부총리도 부동산 대책이나 세제·인사 등에서 배제당했다는 지적이 무성했다.
기획재정부 장관을 부총리급으로 만든 것은 그가 팀장 역할을 맡아 경제 운용을 책임지라는 취지다. 그런
데도 이 정부는 부총리와 기획재정부를 무력화하고 당·청 주도로 경제 현안을 밀어붙이는 비정상적인 일
을 서슴지 않고 있다. 그만큼 국가경제의 중요성을 낮춰 보고 있다는 얘기다. 정치 일정에 따라 예산·세금
정책이 뒤틀리고 표를 의식한 포퓰리즘 선심 정책이 쏟아지고 있다. 지역 건설사업에 타당성 조사도 없
이 24조원의 세금을 쏟아붓는 결정까지 나왔다. 부총리가 경제 사령탑의 역할을 제대로 했다면 결코 있을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홍 부총리는 작년 말 인사 청문회 때 '부총리 패싱'이 재발하면 "직(職)을 던질 각오가 돼 있다"고 했지만
그 말이 무색할 지경이다. 이럴 거면 경제부총리라는 자리를 뭣 하러 두나.
출처;조선닷컴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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