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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닷컴 사설] 정책도 역주행, 인사도 역주행, 불통 너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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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8.11.10 03:20
문재인 대통령이 9일 경제팀의 두 톱인 경제 부총리와 청와대 정책실장을 교체했다. 17개월 만이다. 고
용 악화와 경기 침체 등 경제 부진의 책임을 물은 인사다. 후임 정책실장엔 측근인 김수현 청와대 사회
수석을, 부총리엔 홍남기 총리 국무조정실장을 각각 임명했다. 청와대 친정(親政) 체제를 더 강화해 소
득 주도 성장 정책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뜻이다. 청와대 주도의 좌편향 정책 때문에 경제가 어려워졌는
데 정책 전환이 아니라 그 반대로 간다.
경제팀 경질은 정부 출범 후 1년 반의 경제 운용이 실패했음을 인정한 것이나 다름없다. 성장세에 급제
동이 걸리고 경기가 하강세로 돌아섰다. 성장의 3대 요소인 설비투자·생산·소비가 동반 감소하는·'트리
플 침체' 증세가 나타났다. 청년 실업과 일자리 사정이 최악이고 소득 분배는 도리어 악화됐다. 반도체
를 제외한 주력 산업은 퇴조 기미가 뚜렷하다. 자영업 경기와 서민 경제는 외환 위기 때보다 더 어렵다
고 아우성이다. 모든 통계, 모든 지표가 악화와 침체다.
경제가 이토록 악화된 것은 경제팀의 역량 부족 탓도 있겠지만 그에 앞서 이념과 정치 논리에 빠진 정
부의 좌편향 경제 기조에 근본적 원인이 있다. 문 대통령의 주요 정책인 최저임금 1만원으로 인상, 비
정규직의 무더기 정규직화, 노동 개혁 거부, 공무원 증원, 대기업 규제, 탈원전 등은 기본적으로 선거를
위해 정치 공학적으로 설계된 포퓰리즘 공약이다. 이것이 통째로 국가 정책으로 실행됐다. 심각한 결과
를 낳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도 새로 기용된 2기 경제팀의 투 톱을 보면 도리어 기존 정책을 강화하기 위한 인사라는 사실이
명백하다. 청와대 정책실장 업무의 대부분이 경제 운용과 관련된 것이다. 시민운동가 출신의 김수현 신
임 정책실장은 빈민 운동에 종사했던 도시공학 전문가다. 노무현 정부 시절 반시장·규제 일변도의 부동
산 대책을 주도해 집값 급등을 자초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정치 도그마와 이념 논리에 함몰된 국정 기
조를 더욱 좌편향으로 몰고 갈 것이다. 규제와 반(反)시장, 친노동·반기업 기조가 더욱 강해질 가능성
이 높다.
간간이 청와대와는 다른 자기 생각을 말했던 김동연 부총리와 달리 홍남기 부총리 내정자는 위의 지시
를 철저히 이행하는 실무형 스타일이다. 결국 청와대가 일방적으로 주도하고 경제 부처는 수족(手足)
처럼 실무 집행 역할만 하는 지금의 구도가 더욱 굳어질 것이다. 경제정책은 현실을 아는 경제 부처와
부총리가 주도하는 게 맞는다. 경제 현장에서 동떨어져 있는 청와대가 주도권을 쥐어선 '경제의 정치적
의사 결정화'가 초래된다. 경제의 정치화는 경제에 독(毒)이다.
경제팀 인사가 발표된 이날 문 대통령은 공정 경제 전략 회의를 주재하고 경제 민주화를 위한 일련의
대기업 규제 법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성장 동력이 꺼지고 경제는 내리막길로 접어들었는데 석 달
여 만에 대통령이 주재한 회의 주제가 기업 기를 꺾는 '공정 경제'다. 공정도 경제 민주화도 중요하지만
모든 일에 때가 있다.
결국 모든 문제는 문 대통령에게 집약된다. 문 대통령은 지지층 아닌 사람들의 견해와 고언은 악(惡)으
로 보고 오히려 거꾸로 가는 사람이란 사실이 점점 더 분명해지고 있다. 이렇게 해서 다음 선거에서 이
길 수 있다는 계산과 확신이 있을 것이다. 인사도, 정책도 역주행을 계속할 것이고 불통은 임기 끝까지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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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조선닷컴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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