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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닷컴 사설] 靑 특수활동비 축소, 다음은 국회·檢·警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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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5.26 03:19
청와대가 어제 '깜깜이 예산'이라고 하는 특수활동비를 대폭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올해 아직 사용하지
않은 특수활동비와 특수업무경비 127억원 중 42%인 53억원을 절감하겠다고 했다. 내년에도 이 예산을
올해보다 31% 축소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다른 정부 기관들도 이 추세에 동참하지 않을 수 없을 것
이다.
어디에 얼마나 썼는지 영수증 제출 의무가 면제된 특수활동비는 지난해 18개 부처에서 총 8869억원을
사용했다. 이 중에서 국가정보원이 4860억원을 쓰고, 국방부 1783억원, 경찰청 1297억원, 법무부 285
억원을 사용했다. 기획재정부 운영 지침은 특수활동비를 '기밀 유지가 필요한 수사, 이에 준하는 국정
활동에 소요되는 경비'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은 이제 더 이상 비
밀도 아니다. 금일봉, 회식비, 여행비 등으로 마치 .개인 돈인 양 써왔다. 해마다 이에 대한 문제가 제기
됐지만 오히려 특수활동비는 늘어만 갔다.
법무부와 검찰 간부들 간의 '돈 봉투 회식' 사건도 정부의 특수활동비가 제대로 운영됐다면 발생할 수
없는 일이었다. 국회엔 해마다 80억원가량이 배정돼왔는데, 일부 상임위원장이 이를 사적으로 유용한
것이 들통나기도 했다. 많은 국민은 주로 수사에 사용하게 돼 있는 특수활동비가 왜 국회, 대법원, 민주
평화통일자문회의, 미래창조과학부 등에 지급되는지 의아해하고 있다. 납세자연맹의 주장대로 특수활
동비는 공무원이 국민 위에 군림하던 권위주의 정부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 기관이 국민 세금을
자기들 쌈짓돈 다루듯이 하는 행태는 이제 더는 용납될 수 없다.
국가 안보와 관련된 정보 활동, 기밀 유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수사 등을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모든
특수활동비를 폐지하는 것이 옳다. 조직 운영에 꼭 필요한 예산이라면 일반 예산으로 양성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회계 처리가 투명하지 않은 돈은 필연적으로 궤도를 벗어날 수밖에 없다. 청와대 다음으로
는 국민을 대표하고 있고 가장 투명해야 할 국회가 특수활동비를 없애야 한다. 그에 이어 대표적 권력기
관인 검찰과 경찰이 특수활동비를 본래 목적에 맞게 대폭 축소하고 그 운영도 자체 감찰을 통해 항상 통
제해야 한다.
출처 : 조선닷컴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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