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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서진 사퇴·대통령 사과문·개헌… 사사건건 충돌한 김재원·우병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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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운 기자
2016.10.27 07:54
[최순실의 국정 농단]
- 김 정무수석 vs 우 민정수석
청와대 국정감사 며칠 앞두고
金 "나와 동반퇴진 어떠냐" 제안
禹 "내 마음대로 못 그만둬" 거부
새누리당이 26일 청와대 비서진 총사퇴 등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요구하기로 뜻을 모은 최고위원 회의에는 김재원 청와대 정무수석도 참석했다. 그런데 김 수석도 여당 지도부가 요구하는 우병우〈사진〉 민정수석 사퇴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치권에선 "청와대 안에서 우 수석과 김 수석이 대립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지난 25일 이원종 비서실장 주재로 수석비서관 회의를 열어 비서진 총사퇴 문제를 놓고 격론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수석은 이 자리에서 비서진 총사퇴를 제안했다고 한다. 사태가 이 지경까지 이른 건 대통령을 제대로 보좌하지 못한 비서들의 책임이 큰 만큼 사태 수습을 위해 물러나자는 취지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 수석이 "대통령만 남겨두고 무책임하게 사퇴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발하면서 김 수석 제안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한다. 우 수석은 '사퇴보단 사태 수습이 우선'이란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수석은 이날 박 대통령의 사과문을 놓고도 "이런 수준의 사과로는 여론을 누그러뜨릴 수 없다고 말렸지만 결국 실패했다"며 주변에 답답함을 토로했다고 여당 관계자는 전했다. 이 관계자는 "김 수석과 우 수석 사이에서 사과문을 놓고 이견이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두 사람은 서울대 법대 84학번 동기로 둘 다 검사 출신이다. 다만 김 수석은 이후 정치권에 들어와 대구·경북(TK) 지역에서 재선(再選)을 한 친박계 핵심 출신이고, 우 수석은 변호사를 하다가 2014년 5월 청와대에 들어왔다.
그런 우 수석과 김 수석은 지난 7월 우 수석과 관련한 비위 의혹이 불거진 이후 그의 거취 문제를 놓고 대립 관계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 수석은 지난 21일 열린 청와대 비서실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를 며칠 앞두고 "나와 동반 퇴진하는 게 어떠냐"는 제안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여권 관계자는 "우 수석이 국감 불출석 입장을 고수하자 김 수석이 동반 퇴진을 제안했지만 우 수석은 '내 마음대로 그만둘 수 없다'며 거부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지난 24일 있었던 박 대통령의 개헌(改憲) 제안을 두고도 두 사람 사이에 긴장 관계가 형성됐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번 개헌 제안은 김 수석이 주도했는데, 우 수석은 개헌 제안 방침이 확정된 다음에야 이 사실을 안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의혹만으로 사람을 자를 순 없다"며 우 수석에 대해 전폭적인 신뢰를 보여왔다. 그런 박 대통령이 개헌 문제에선 김 수석 손을 들어준 셈이었다.
하지만 이날 밤 언론 보도로 최순실씨가 대통령 연설문 등을 받아본 사실이 드러나면서 청와대 내의 힘의 균형추가 다시 우 수석 쪽으로 기우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박 대통령이 25일 발표한 사과문에 김 수석이 주장한 인적 쇄신이 포함되지 않으면서 우 수석이 다시 주도권을 쥐게 된 것 아니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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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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