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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민주 강령, '시민' 빼고 줄줄이 나열 무슨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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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와 시민에서 '농어민·소상공인'까지 언급"강령은 당헌보다 더 굵은 선인데 풀어쓰는 것 어설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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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8-17 20:34
조정한 기자(impactist90@dailian.co.kr)
▲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지난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이야기 하고 있는 모습.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기본 정신을 반영한 강령 전문(前文)에 빠졌던 '노동자'라는 단어가 17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회생했다. 또한 '시민'이라는 말 대신 당의 주요 지지층을 일일이 나열했다. 일각에선 대선에서 집권을 노리다가 실패한 '핵심 없는 강령'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날 더민주 비대위원들은 전국대의원대회준비위원회 강령정책분과위원회가 발표한 강령·정책 개정안 중 논란이 된 '전문'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지도부는 이날 민홍철 강령정책분과위원장의 보고를 들은 뒤 비대위 회의서 전문을 정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회의가 끝난 뒤 취재진에 "보고를 들어본 뒤 '문제 된 거 다 넣어서 끝냅시다' (이런 식으로) 10분 만에 (관련 회의를) 끝냈다"고 밝혔다.
민 위원장의 보고를 처음 들은 비대위원들은 우 원내대표와 변재일 더민주 정책위의장의 주도 하에 강령 전문 문구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민주는 기존 "노동자와 시민의 권리 향상을 위한 노력을 존중한다"는 문구 대신 "노동자·농어민·소상공인 등 서민과 중산층의 권리를 향상하는데 노력한다"는 표현을 선택해 대상자를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이에 대해 학계에선 당헌보다 더 굵은 줄기인 '강령'을 섣불리 손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보수·중도 표심을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오히려 세세하게 나열하면서 당의 정체성이 모호해졌다는 평가다.
박상철 경기대학교 정치대학원 교수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전화통화에서 "강령은 당헌보다 더 굵은 선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고 특히 정당의 색깔을 보여주기 때문에 큰 틀에 함축적으로 (의미를) 담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당의 지지 세력인 노동자를 빼려고 했던거나 (비대위서 내놓은 문구처럼 강령을) 하나하나 풀어쓴다는 것 자체가 어설프다"고 지적했다.
▲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와 우상호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이어 박 교수는 서민이나 중산층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입법사례가 없어 대상자가 모호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정당은 지지층의 범위를 가능한 한 넓히는 것이 대중 정당의 성격이다. 대기업과 재벌 위주로 하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보면 된다"며 "김대중 전 대통령 주도하에 지난 1995년 창당한 새정치국민회의에서도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당'이라고 소개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선 '서민·중산층'을 중위소득 150% 이하인 경우로 규정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연간 총급여 6100만 원 이하를 의미한다.
비대위에서 정해진 강령 문구에 대해 정치권 관계자들은 "수정해서 얻는 실익이 뭐냐"고 반문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당이 바뀐 것도 아닌데 굳이 강령에 손을 대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며 "기존 전문에 있던 '노동자와 시민'이라는 부분을 보고 나를 위한 정당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냐. 사실 노동자라는 단어 안에는 소상공인·농어민 등 모두 포함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더민주의 이러한 행보에 대해 박 교수는 "당을 중도 진영으로 옮겨 당의 스펙트럼을 넓히겠다는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당의 현재 강령이 약간 왼쪽으로 기운게 아닌가 생각했다. 현재 용어(노동자와 시민)는 매우 진보적, 좌파적 느낌이 들 수 있다"면서 "당의 스펙트럼을 보수화까진 아니어도 지나친 좌파적 냄새가 나는 것을 희석시키겠다는 의도로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강령은 간단하게 명시하는 것이지 구체적으로 쓰게 되면 당내 색깔 논쟁을 유발할 우려가 있다"며 "당내 어떤 강령이든 누가 봐도 저항감이 없어야 한다.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이재경 더민주 대변인은 이날 "헌법에 보면 맨 앞에 선언적 전문이 있고 정책이 나온다"고 설명하며 강령 전문이 '포괄적인 성격'을 띈다고 말했다.[데일리안 = 조정한 기자]
출처;데일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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