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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가 북에 보낸 ‘아홉송이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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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은 밟지말라! 세계가 지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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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근 (hemo@hanmail.net) 2013.06.03 17:56:19
라오스에 머무르던 꽃제비 출신 탈북 청소년 9명이 중국을 거쳐 북한으로 강제 송환됐다. 박선영 전 의원은 이들이 라오스 체류 당시의 사진과 영상을 공개했다. 앞으로 닥칠 일은 생각지도 못한 채 그 고난을 넘어 온 것을 다행으로 여기는 아이들이 보인다. 다시 북송될 거라곤 생각지도 못했을 터. 너무 가슴이 아픈 일이다.
박 전 의원은 탈북청소년들을 살리려면 국제사회의 도움이 절실해 이들의 얼굴 등을 공개했다고 한다. 이 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국제사회의 도움이 없이 우리만으로 풀어낼 수 없는 문제기 때문이다.
적어도 처형되거나 강제수용소로 보내지는 사태만큼은 막아야 하지 않겠나. 그 지옥같은 북한으로 보내진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이를 주시하며 지속적인 관심으로 북한의 만행을 저지하는 것 뿐이다.
최근 북한은 더욱 강화된 단속과 통제로 주민들을 옥죄고 있다. 안팎으로 어려워진 김정은이 내놓은 유일한 체제유지책이다.
그렇기에 북송된 아홉 아이에게 가혹한 처벌이 있을 거란 예측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게다가 북한이 마치 군사작전을 벌이듯이 이들을 다급하게 송환해 갔다는 자체에서 심상찮은 분위기가 느껴진다.
우리는 어떻게든 이들을 보호해야 하나. 그 방법으로는 북한에게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중국 등이 나서게 하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다.
다행히 우리의 우려에 세계가 뜻을 함께 하고 있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 시진핑 주석에게 탈북자 북송에 대한 유감을 표명키로 한 데다 유엔난민기구(UNHCR)와 인권단체인 국제엠네스티도 나서고 있다는 점이 매우 고무적이다.
특히 유엔난민기구는 라오스 정부의 송환조치 개입과정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고 하니 재발방지를 위한 실질적인 힘이 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도 이달 말로 예정된 시진핑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탈북자 송환반대 의사를 전달해야 한다.
중국 정부는 아직 이 문제에 대해 성의 있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국제사회의 일원일 뿐 아니라 G2라고 불릴 정도의 위치에 서 있지 않은가. 중국도 국제사회와 보조를 맞춰 탈북자 신변안전을 인류의 보편적 인권 차원에서 다룰 때가 됐다. 그렇지 않으면 중국의 인권정책에 대한 국제적 평판은 계속 하락할 뿐이다.
국제난민협약과 고문방지협약에 서명한 입장에서 강제송환금지 조항을 준수토록 환기시키는 노력이 요구된다.
박근혜 대통령도 3일 탈북청소년 9명과 관련해 “정말 안타깝고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무엇보다 중요한 일은 탈북 북송 청소년들의 생명과 안전이 보장되고 부당한 처벌을 받지 않는 것이며 만약 이들의 안위가 보장되지 않으면 북한은 국제사회의 비난과 인권에 대한 책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을 남북 간, 한국과 라오스 간 외교이슈로 좁게 볼 게 아니라 탈북민의 인권문제라는 세계적 이슈로 보고, 국제사회 특히 난민관련 국제기구를 통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맞다. 북한 핵개발을 저지하려는 6자회담의 공조체제도 중요하지만 탈북자들의 비참한 생활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사실 한국으로 오지 못한 채 떠도는 탈북 고아들의 처지는 비참하다. 무국적자라는 약점으로 인해 인신매매꾼에게 당해 벌목장이나 탄광 노역에 팔려 가는가 하면 여자아이들은 유흥가에 넘겨져 몸을 제공하는 처지로 전락하는 게 보통이다.
이렇게 삶의 희망도 없이 무작정 각국을 떠돌아다니는 꽃제비들이 최소한 1만명 안팎에 이를 것이라는 추산도 있다. 실로 어마어마한 수치다.
북한 당국은 명심하라.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으려면 이들의 신변안전 만큼은 보장해야 한다. 북송된 9명의 아이들을 처형한다거나 정치범수용소에 넣어 지옥같은 삶을 살게 한다면 국제사회는 분노할 것이다. 그것은 곧 북한의 더 철저한 고립을 의미한다.
이번에 북송된 청소년 대부분이 미성년자라는 사실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오죽했으면 구걸로 전전긍긍하며 떠돌아야 했는지를 북한 지도부는 깨달아야 한다. 이들이 과연 어떠한 처우를 받게 될 것인지 국제사회가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우리 정부 역시 이번 사건을 보고 탈북 청소년들의 안전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더 비중을 두고 고민해야 한다.
이번일로 북한인권법의 통과가 더 절실해졌다. 탈북자들에 대한 강제 북송, 그리고 뒤 이은 혹독한 탄압을 북한의 국내 문제로 간주해 넘어가면 인권에 눈을 감는 것이나 같다.
현재 국내외 북한인권 단체들은 탈북청소년 9명의 신상을 공개하며 국제사회가 이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북한인권법이 왜 필요한지 이제 절실히 알아야 할 때다. 우리가 왜 그들을 지켜봐야 하는지 모두가 알아야 한다.
가장 나이가 어린 15살 로정연을 비롯해 장국화, 류광혁, 류철용, 박광혁, 백영원, 이광혁, 정광영, 문철.
채 피지도 못한 작은 아홉송이 꽃이 강제로 꺾여 북한의 김정은에게 보내졌다. 김정은은 이를 받자마자 짓밟고 뭉개버릴 지도 모른다. 이 꽃이 양지바른 곳에 뿌리 내렸다면 하나하나 아름다움을 뽐냈을 것이고 무한한 미래 가능성을 안은 채 자라났을 것이다.
김정은은 함부로 그 꽃을 꺾지 마라. 우리가 지켜보겠다. 너의 추악한 인권유린과 만행을 낱낱이 지켜보고, 세상에 모든 것을 알리겠다.
김승근 편집장 hemo@hanmail.net
출처;독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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