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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표, '소신 운영 위해 자진사퇴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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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경쟁 요구하는 서남표 총장의 퇴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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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환 편집인
MIT에서 개혁을 하려다가 고생한 서남표 총장이 카이스트에서도 또한 개혁을 하다가 고생하며 퇴출될까? 지난 12일 KAIST 이사회에 의해 서 총장 계약 해지 안건을 상정되어 20일 회의를 앞두고, 오명 이사장 등으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고 있는 서남표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이 '스스로 물러나지 않는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KAIST 이사회에 의해 계악해지가 가결되면, 90일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해임된다고 한다. 교수협의회 등 특정세력이 카이스트에서 서남표 총장을 퇴출시키려는 ‘공작’을 집요하게 해왔는데, 이제 오명이라는 희대의 눈치쟁이가 이사장으로 역할하면서, 서남표의 운명은 개혁 거부세력에게 유익하게 결정될 듯하다. 대학을 밥자리로 생각하는 교수들이 서남표처럼 강력하게 압력을 가하는 총장을 거부하는 퇴진운동이 이제 오명 이사장에 의해 성공할 막바지 단계에 도달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오명을 비롯한 이사들이나 교수협의회를 비롯한 교수들의 퇴출의지에 대항해서 서남표 총장의 잔류의지 또한 만만치 않아 보인다. KAIST 이사회에 계약 해지안이 상정돼 있고, 오명 이사장으로부터도 지속적인 자진 사퇴요구를 받고 있는 서남표 총장은 14일 연합뉴스에 서신을 보내 "지난 1년은 긴 시간이었다. 초심을 돌아보고 여생까지도 고민했다. 저를 '대학 개혁의 전도사, 아이콘'으로 부르시는 분도 있지만 'KAIST를 나락에 빠뜨린 장본인'으로 부르는 분들도 계시다"라며 "나의 조국이 부여해준 '대학 개혁'이라는 소명을 선택해 여기까지 왔고 KAIST 만큼은 국민의 기대에 비춰 세계적인 명문대로 육성하고자 했다. 제 나이 이제 77세인데 무슨 영광을 보려고 자리에 연연하겠으며, 무엇을 위해 욕을 먹으면서까지 버티려고 했겠느냐"며 자신의 심정을 토로했다고 한다. 서남표 퇴출을 요구하는 자들은 치열한 경쟁을 회피하는 자들이 아닌가?
서남표 총장은 “수 십차례 근거없는 음해와 비난을 당하면서도 대학 개혁이라는 시대 가치를 위해 이 자리를 지켜왔다. 총장의 거취 문제는 서남표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임기를 법으로 보장하는 것은 독립적이고 소신있는 학교 운영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며 “이사회는 소문이나 감정, 짐작에 치우친 주장에 정치적으로 편승하는 곳이 아니라고 믿는다. 일부 기득권 교수 집단의 탄핵요구에 사실확인 없이 면죄부를 주지 않기를 바란다. 20일 (이사회에서) 해임당하더라도 한국에 남아 있는 마지막 날까지 저의 길을 가겠다”고 끝을 맺었다. MIT 기계공학과 개혁을 추진하다가 적을 많이 만들어서 고생했던 서남표 총장이 지금 카이스트에서 퇴출명령을 극복하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줄기차게 서남표 총장을 인민재판해온 세력은 이제 오명이라는 눈치빠른 관료주의자를 구세주로 만나서, 카이스트의 치열한 경쟁을 약화시키는 작업에 성공할지 궁금하다.
이에 대해 카이스트의 학생컴뮤니티 사이트(ARA)에 카이스트 박사과정에 있는 J모씨는 "해임이 아니라 계약해지를 상정한 데는 실제로 해임할만한 근거가 대단히 미약하다는 점이 작용합니다. 서남표 총장이 학내 갈등의 가장 큰 축인 것은 분명하나, 책임을 물을만한 사건이 별로 없다는 것이지요. 서남표 총장이 어떤 개인적 비리를 저질렀다던지, 혹은 고의 또는 중과실로 학교에 피해를 입혔다던지 하면 해임의 근거가 될 수 있으나 현재 나오는 서남표 총장에 대한 비판 중 그럴만한 근거는 찾기 힘듭니다"라며 “오명 이사장은 정문술 이사장에게 된통 당한 교과부에서 추천한 인사로, 서남표 총장과는 출발부터 적대적이었습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카이스트 개혁 추진에 사실상 도움이 별로 안 되는데요. 지난 정기 감사에서는 별 시덥지 않은 출장비 문제까지도 다 들고 일어나는 등 서남표 흠집내기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라고 분석했다.
J모씨는 “교과부와 서남표 총장의 악감정은 인맥설도 있는데, 이런 것입니다. 서남표 총장은 사대부고-서울대 라인을 타고 있는데, 경기고-서울대 라인과의 싸움에서 밀렸다는 설도 있습니다만 확인할 수는 없습니다. 오명 이사장 역시 경기고-서울대 라인의 대표적인 인물이고, 다른 인물로는 전에 서남표 총장과 총장후보로 경합했던 신성철 대구과학기술원장 역시 경기고-서울대 라인의 인물입니다”라며 “현재 이사회에서 오명 이사장파로 구분되는 사람이 과반을 차지하고 있으므로, 이번 안건은 특별한 문제 없이 통과될 것으로 보이나, 16일에 기자회견을 예정한 서남표 총장에 대한 어떤 여론의 역풍이 불 것인가가 최대 관전 포인트가 되겠습니다”라고 분석했다. 경쟁을 싫어하고 안정을 선호하는 인간의 나태에 채찍을 가하던 서남표 총장이 물러나면, 과연 카이스트의 교수들과 학생들은 더 열심히 가르치고 공부할까? 경쟁을 최고 덕목으로 여기는 서남표 퇴출의 귀추가 주목된다.
또 한 익명의 학생은 “서남표 총장 해임.. 반대하는 사람은 없나요?”라는 글을 통해 “서남표 총장님은 결국 이렇게 해임되는 건가요? 전 총장님의 개혁들을 그렇게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해임하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모든 일에는 좋은 점이 있고 나쁜 점이 있고, 장점이 있고 단점이 있고, 생기/살기, 음과 양이 있다고 하지 않나요? 총장님이 많은 문제를 일으키긴 했지만 많은 업적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뭐가 문제였고 무슨 업적을 세웠는지는 말 안 해도 다 아시겠죠”라며 “서남표 총장이 물러나고 나면 누가 대신 올껀가요. 서남표 총장님만한 경력을 가진 사람은 많지 않아요”라고 반응했다, 그 학생은 “해임은 아니라고 생각 하는 사람들이랑 서남표 총장님을 서포트 하는 사람들을 모으고 싶습니다. 반대하는 사람들은 뭐 벌써 많은 거 아니까요. 서포트 하는 사람들 있으면 댓글이랑 추천해주세요”라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에 찬성이 112에 반대가 98이었다.
“서남표 총장 해임.. 반대하는 사람은 없나요?”라는 글에 대해 또 한 익명의 학생은 “물론 그분(새로 오눈 총장)의 의중이 가장 중요한 요소이긴 하지만, 오신다면 그분의 이미지도 좀 더 좋아지면서(뭔가 나쁜 현총장을 물러내고 착한 사람이 와서 다시 개혁 해낸다는 느낌) 정치권에서 한발 물러나겠다는 확고한 의지의 표명이 될 거 같아요”라며 “그럼 대선 즈음해서 누군가를 지지하는 정도를 할 것 같은데 문(재인)의원을 지지할 가능성이 어느 정도 있을 것 같네요. 만약 문의원이 청와대로 간다면 과기부 부활 + 새총장님 서포트 등으로 학교 지원도 좋아질 것 같고 그분이 오셨다는 것 하나로 학교 이미지 굉장히 좋아질 것 같습니다”라며 “하지만 박(근혜)의원이 대선에 당선된다면, 아무리 우리학교 명예박사더라도 그분이 총장자리에 있기 때문에 어떨지 모르겠네요. 아 왠지 소설 한 편을 쓴듯한 느낌”이라고 주장했다. 어떤 세력이 서남표를 퇴출시키려고 하는지를 짐작케 하는 댓글이다.
서남표 총장의 사퇴압력과 사퇴거부의 논란은 사실 산업화세대의 마지막 영웅이 현재 한국사회에서 수용되느냐 혹은 거부되느냐의 시금석인지도 모른다. 카이스트의 개혁(무한경쟁)을 밀어붙이는 서남표 총장이 살아남으면, 한국사회는 산업화세대의 미덕이 여전히 수용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반면에 오명이라는 인맥관리의 달인과 카이스트 이사들이 서남표식 개혁에 반대하는 정치세력의 요구와 구성원들의 단기적인 인기에 영합하여, 서남표 총장을 끝까지 사임시킨다면, 산업화시대의 상징인 카이스트는 쇠락의 길로 접어들 것이다. 오명이 서남표를 이긴다면, 인기영합주의자(popularist)가 실리주의자를 이기는 대표적인 경우가 될 것이다. 실천가인 서남표의 작은 오류와 실패를 빌미로, 그를 추방하는 오명이나 이사나 교수들은 아무 오류도 없는 천상에서 살아야 할 완벽주의자들인지도 모른다. 아무런 시도도 실패도 경쟁도 하지 않는 완벽한 사회에서만 서남표는 비난을 받지 않을 것이다.
“서남표 ‘소신 있는 학교운영 위해 자진사퇴 안한다’”는 동아닷컴의 기사에 대해 한 네티즌(zombieburner)은 “동감. 나 같아도 사표 안 씀. 짤리면, 안철수 부부 쫓아내고 그 돈으로 저분 모셔야 함”이라고 했고, 다른 네티즌(Boaz Cho)은 “각 분야에서 최고가 되고자 하는 자는 먼저 소신과 집념이 강한 자여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보기엔 서총장은 카이스트대학을 세계일류대학으로 도약시키겠다는 소신과 확신이 분명히 서 있다. 이런 분을 다시 총장으로 모시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반응했다. 카이스트 ARA의 한 학생(pjh*****)은 “저는 서남표 총장님의 해임에 반대합니다. 가장 큰 이유는 총장님이 학교 발전을 위해 하신 일이 잘못하신 일보다 훨씬,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기 때문입니다”며 “러플린 총장님도 그랬고 이어서 서남표 총장님이 그냥 해임돼서 나간다면 어느 용감한 학자께서 우리학교 총장님을 하실까요?”라고 주장했다. [조영환 편집인: http://www.allinkore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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