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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퓰리즘 경제민주화와 새누리당의 左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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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민주화 조항을 해석하는 것을 보면 경제적으로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으로 해석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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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인
경제민주화의 의미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있다. 그냥 황금알을 낳는 정도가 아니라 무지하게 많이 나아서 그 주인은 어마어마한 부자가 되었다. 그러자 주변에 사는 다른 사람들이 시샘을 하게 되었다. 자신들이 가진 거위는 초라하기 짝이 없어 보인다. 자신들이 기르는 거위가 황금알을 낳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그 부자의 황금알을 나누어 가질까에만 관심을 가졌다. 급기야 주변 사람들이 황금알을 나누어 달라고 데모도 하고 심지어 그 황금알을 낳는 거위 때문에 자신들의 거위가 알을 낳지 못한다며 무고를 하여 그 부자를 감옥에 가두고 거위를 죽였다. 그러자 동네가 조용해졌다. 그러나 황금알을 낳는 거위는 없어졌고, 그 부자가 있음으로써 가능했던 모든 일자리도 없어졌고, 거위를 잘 기르면 황금알을 낳을 수 있다는 믿음도 없어졌다. 그 동네는 대대로 가난하게 살게 되었다.
요즘 갑자기 유행처럼 번지는 ‘경제민주화’ 논란을 보면서 이 이야기를 생각하게 되었다. 누구나 잘 기르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기를 수 있지만, 먼저 성공한 사람을 시샘하여 그것을 나누어 가질 생각만 하고 급기야 그 거위를 죽였다. 또는 주변 사람들의 시샘을 견디다 못해 그 주인은 다른 동네로 이사를 갔다. 그렇게 된다면 그 동네 사람들이 얻는 것은 무엇인가? 성공한 사람을 쫓아 내고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죽여서 득이 되는 것이 무엇인가? 그저 나보다 부자를 보지 않아도 좋다는 심리적 만족감인가? 그러나 나도 잘 하면 황금알을 얻을 수 있다는 믿음이 없어졌으니 그 만족감이란 것이 사실은 무기력감, 패배감이 아닌가?
지난 한나라당 비대위가 생기면서 약간 비정통성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비대위에 모이게 되었고 그 모임에서 경제민주화가 집중적으로 거론되었다. 이 비대위가 아니라면 사람들이 경제민주화란 조항이 헌법에 규정되어 있는지 조차 몰랐을 것이다. 그런데 그 평소 들어보지도 못했던 경제민주화란 용어가 갑자기 유행처럼 번지게 되었다. 헌법에 항상 존재하고 있었던 조항이지만 사람들이 그 존재를 모르고 있었다는 것은 그 조항이 대한민국의 경제제도, 자유시장경제 원칙과 잘 맞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아니면 자유시장경제원칙과 다르게 해석하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아닌 게 아니라 그 경제민주화 조항을 해석하는 것을 보면 경제적으로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으로 해석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되고, 중점이 재벌규제, 특히 성공한 재벌에 대한 징벌적 제재를 요구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왜 이런 현상이 생겼을까? 바로 공산주의자들이 가진 ‘계급의 적’의 관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갑자기 중소기업, 특히 대기업의 하청업체들이 마치 착취당하는 것처럼 보도가 나오기 시작했고 급기야 대통령의 지시로 동반성장위원회까지 설치하여 소위 초과이윤공유제라는 반시장적 분배원칙을 제안하게까지 되었다. 이러한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되는 것은 한국의 경제성장의 기본 동력이 자유경쟁임을 잊었기 때문이다. 국제경쟁이 전쟁보다도 치열함을 잊고 대기업의 그늘에서 오로지 이윤 획득에만 관심을 가진 중소기업들의 욕심에 경제를 크게 보는 눈을 잃고 미시적 차원의 문제를 확대시키게 된 것이다.
새누리당에서도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이란 것을 만들었다. 새누리당 이혜훈 최고위원은 “경제의 영역에서 민주화를 달성하기 위한 경제 민주화는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가 작동되지 못하게 하는 재벌의 문제점을 고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경제민주화의 대부임을 자처하는 김종인은 “아담 스미스가 논하는 시장은 존재하지 않으며, 시장은 여러 형태로 수정ㆍ보완돼 오늘날까지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그는 “국민이 직면하고 있는 경제사회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고 비전을 제시하지 않고서는 대통령이 절대 될 수 없다”고까지 말했다. 그는 또한 “우리나라 부의 집중은 100∼200년 시장경제를 운용한 국가들보다 훨씬 심각하다”면서 “이런 현실을 적당히 묵과하고 지나는 것이 정당으로서 존재 가치가 있겠느냐를 냉정히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어떻게 해서 정책을 입안하는 핵심세력의 눈에 갑자기 경제민주화가 국가적 현안으로 부상하게 되었을까?
헌법의 해당 조항을 보면 헌법 제119조 1항에 “대한민국의 경제질서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 2항에 “국가는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고,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주체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라고 규정되어 있다. 제1항은 원칙이다. 이 조항이 자유경쟁의 원칙을 천명한 것으로 보인다. 이 원칙이 핵심원칙이다. 제2항은 “할 수 있다”는 재량적 조항이다. 뿐만 아니라 이 조항은 균형있는 경제성장, 적정한 소득분배, 경제력의 남용방지, 경제주체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민주화를 위해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이 조항은 어디까지나 자유경쟁원칙의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한 부차적 조항이다.
그런데 경제적 민주화란 용어의 해석이 문제다. 경제학이란 학문에서 경제 민주화란 개념을 보지 못했다. 그렇다면 이 개념은 경제학적 개념이 아니라 정치적 개념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이 가진 정치적 성향에 따라 이 조항을 멋대로 해석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경제학이나 경제현실은 잘 정비된 논리체계에 따라 구성되어 있고 또 작동된다. 그냥 각 개인이 생각하는대로 아무렇게나 경제가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우주법칙에 따라 천체가 운행하듯 경제도 정해진 논리를 따라 작동된다는 뜻이다. 그 경제원칙을 무시하면 경제는 망가진다. 마치 역학의 기본원칙을 무시하고 마음대로 건축물을 짓거나 변경해서는 사고가 나듯 경제원칙을 망가뜨리면 경제는 고장나게 되어 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진 것이나 성수대교가 무너진 것은 모두 역학법칙을 어기고 정치적 고려로 구조물을 변경했기 때문이다. 지금 경제민주화를 정치적으로 해석하고 그 해석에 따라 잘 작동하는 자유시장경제원칙을 훼손하려고 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했다.
경제민주화란 용어를 해석함에 있어 좌파적 사고가 많은 영향을 끼친 것 같다. 좌파들의 공산주의 사고에 따른 계급의 적이란 시각이 많은 영향을 끼친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초점이 재벌규제에 맞춰지는 것 같다. 그런데 재벌은 국내경쟁으로 성공한 기업이 아니다. 국제경쟁에서 성공한 기업이다. 국제경쟁은 그야말로 자유경쟁의 원칙이 지배한다. 정치적 고려가 있을 수 없다. 그럼에도 국내정치적 사정으로 인해 재벌을 규제하여 국제경쟁력을 상실케 할 가능성이 높다. 그야말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죽일 수 있다. 그 거위가 죽으면 무슨 득이 있는가? 그 거위가 낳은 알은 어떻든 국내의 부를 증가시키고 국내의 일자리를 창출하며 소득증가에 기여하지 않는가? 그 거위를 죽이면 누가 득을 보는가? 노동자인가? 정부인가? 아니면 국회의원들인가? 모두들 포퓰리즘에 눈이 멀어 진실을 보지 못하고 있다.
국제경쟁이 치열한데 국내적으로 정치권이 기업을 통제하면 국제경쟁력을 상실케 할 염려가 크다. 따라서 경제민주화란 용어는 정치적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경제학적으로 경제민주화가 잘 정의되어 있지도 않다. 다시 말하면 경제 민주화 논리는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정치적 논의이며 사회정책적 과제일 뿐이다. 그렇다면 정치적 고려나 사회정책적 고려로 인해 경제원칙 자체를 훼손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또 그렇게 함으로써 소기의 정치적 목적이나 사회정책적 목적을 성취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를 생각해봐야 한다.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경제원칙을 정치적 이유로 또는 사회정책적 이유로 훼손해서는 경제적 성과를 얻을 수 없다.
예를 들어 100미터 달리기를 생각해보자. 왜 항상 날씬한 사람들이 뚱뚱한 사람들보다 더 빨리 달리고 우승하는가 하며 의문을 가지고, 누구나 우승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게 되었다고 하자. 그 해답으로 날씬한 사람들이 항상 우승하는 것은 부당하니 날씬한 사람의 다리에는 쇠공을 달기로 하였다고 하자. 그 결과 뚱뚱한 사람도 우승하게 되었다. 이게 바람직한 결과인가? 그 뚱뚱한 사람을 국제경기에 내 보냈다고 하자. 우승 가능성이 있는가? 지금 한국의 경제민주화 논의는 이런 이상한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즉 뚱뚱한 사람에 대한 배려를 이유로 100미터 달리기 규칙 자체를 훼손하여 결과가 우습게 나온 것이다. 해법은 경기규칙은 그대로 유지하되 뚱뚱한 사람에 대해 특별한 배려를 하는 것이다. 평소 훈련을 더 열심히 하여 스스로 날씬해지도록 하는 것이 해법인 것이다. 뚱뚱한 사람을 배려한다고 경기규칙을 바꾸어서는 바람직한 결과를 얻지 못한다.
김종인은 “자본주의를 수정, 보완해온 나라들은 성공했고 그렇지 않은 나라들은 실패했다”며 “아담 스미스가 논하는 시장은 존재하지 않으며, 시장은 여러 형태로 수정ㆍ보완돼 오늘날까지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를 정확하게 보지 못하고 피상적으로 본 결과 이런 예단을 하게 된 것이다. 자본주의를 수정보완했다는 것이 마치 자유경쟁원칙 자체를 수정보완한 것처럼 말하는데, 그렇지 않다. 단지 자유경쟁에 따라 패배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정책이 추가되었을 뿐이다. 예를 들어, 자유경쟁원칙이 가장 잘 지켜지고 있는 미국, 그래서 아메리칸 드림으로 대표되는 미국에서도 사회복지제도의 보완, 즉 푸드 스탬프니 헤드 스타트니 하는 정책적 수단이 개발된 것이다.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기 위해 초일류 기업을 직접적으로 규제하거나 그 이윤을 나누어 먹자는 발상은 하지 않는다. 다시 말하면 경제원칙 자체는 그대로 지키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새로운 정책적 수단을 사용하는 것이다. 이것을 투 트랙 시스템이라고 한다. 자유경쟁의 트랙은 그대로 유지하고 사회복지 트랙을 추가한 것이다. 그래야 사회가 경쟁력을 유지하고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으며 사회복지 문제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 약자를 배려한다고 자유경쟁원칙을 훼손하는 것은 경제 자체를 죽이는 것이다.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정책으로서 최선은 바로 자유경쟁을 강화하는 것이다. 자유경쟁은 개인이나 개별 기업의 성공을 사회적 발전으로 연결시키는 제도적 장치다. 자유경제제도를 가진 나라가 사회주의 나라보다 경제적으로 더 발전하고 성장하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경제가 발전함으로써 대부분의 사회적 문제는 해결된다. 일자리가 창출되고 그래서 소득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 배려해야 할 사회적 약자가 줄어든다. 그러나 경제가 망가지면 사회적 약자가 증가한다. 국가가 이 사회적 약자를 배려해야 한다. 그러나 재원은 민간경제로부터 조달되어야 하는 만큼 국가의 능력도 제한된다. 결국 모두 못사는 사회로 전락하게 된다. 우리는 지금 경제민주화라는 마약에 취해 정상적으로 경제문제나 사회문제를 보지 못하고 문제를 왜곡되게 진단하고 처방해서는 안 된다.
그 동안 별로 주목 받지 못하던 경제민주화라는 이상한 개념이 갑자기 등장하게 된 것은 특정 정치적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종북좌파가 득세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틈타 자신들이 가진 특정 정치적 이념을 실현하는 기회로 이번 선거 정국을 이용하려 하기 때문이다. 전반적으로 대한민국의 헌법정신을 유지하고 발전시켜야 할 세력이 사회주의적 이념을 가진 세력에 끌려가게 되어 방향감각을 상실한 데서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이런 현상은 새누리당이 좌클릭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비대위에 참여한 인사들의 사회주의적 성향이 건전한 한국사회발전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경제민주화에 대한 논의는 좀 더 신중하게 그리고 깊게 논의되어야 한다. 경제민주화를 포퓰리즘에 입각하여 해석하는 것은 잘 나가는 한국경제를 망가뜨리게 될 것이다.
정창인 자유통일포럼 대표(전 육군사관학교 교수)
[ 2012-07-13, 09:42 ]
출처;자유통일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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