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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지 보여라" 5차례 靑 협박전화… 구체적 불만은 안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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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협박 용의자는 국회의장 보좌관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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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원 기자
김은정 정치부 기자
입력 : 2015.01.27 03:00
지난달 프랑스로 출국… 아버지, 아들 행방 모르다가 경찰한테 통보 받고 사표
경찰 "귀국 거부하면 체포해 국내 송환 방침"
협박 용의자 아버지는 정의화 국회의장과 大學동문
"오늘 정오까지 의지를 보여주지 않으면 청와대를 폭파하겠다."
주말인 지난 25일 새벽 2시 39분 청와대 민원실로 전화가 걸려왔다. 발신자는 5차례 계속 협박 전화를 걸어왔지만, 구체적으로 불만이 뭔지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의지를 보이라"는 취지의 말만 반복했다. 전날인 24일 오후 8시 59분에도 동일인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한 언론사 페이스북에 "25일 정오까지 의지를 보여주시지 않으면 이명박 정권, 박근혜 정권, 다음 정권까지 다 날리겠습니다. 즉, 청와대 폭파하겠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위)청와대 폭파 협박 혐의를 받고 있는 강모(22)씨가 거주하는 곳으로 추정되는 프랑스 파리 주소지(Les Halles 31 Bld Sebastopol 75001 Paris)의 모습. (아래)강모씨가 지난 24일 오후 한 언론사 페이스북에“의지를 보여주지 않으면 청와대를 폭파시키겠다”는 글을 남겼다. /인터넷 캡처
비상이 걸린 군(軍)과 경찰특공대 폭발물처리반(EOD) 등 300여명의 병력이 긴급 투입돼 청와대 일대를 샅샅이 뒤졌다.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청와대 협박범은 지난 17일에는 'Galileo3Galilei(갈릴레오3갈릴레이)'라는 트위터 계정으로 '(속보) 2015.01.17(토) 14:00 박근혜 대통령 삼성동 자택 폭파 예정'이라는 글을 남기는 등 박근혜 대통령과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의 자택을 폭파하겠다는 글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그의 트위터 계정은 삭제된 상태다.
경찰은 국가번호 '33'으로 시작하는 협박 전화 발신지와 포털사이트 로그인 기록을 추적, 프랑스 파리에 있는 강모(22)씨를 용의자로 지목했다. 또 부산에 있는 강씨의 아버지를 만나 관련 사실을 통보했다. 그의 아버지는 작년 6월부터 정의화 국회의장을 보좌하고 있던 강모(52) 보좌관(4급)이었다. 강 보좌관은 정 의장과 같은 부산대 출신으로 부산대 동문회 사무국장으로 활동했고, 정 의장이 국회부의장을 지낼 때도 4개월가량 보좌관으로 근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용의자 강씨는 지난달 13일 프랑스로 출국했다. 이때까지 아버지 강 보좌관은 큰아들이 어디로 사라졌는지 알지 못했다. 아들과 연락이 닿지 않자 강 보좌관은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다. 강 보좌관은 "돈이 다 떨어졌다"는 아들의 연락을 받고서야 파리에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한다. 경찰은 지난 21일 용의자 강씨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했으며, 프랑스 경찰에 협조를 구하고 인터폴 수배를 내렸다.
용의자 강씨는 평소 정신 건강 상태가 양호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신질환 판정을 받고 군 복무도 사회복무요원(공익근무)으로 마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씨의 진료증명서에는 "관계 부적응, 불안·우울 등 증상으로 보호병동 입원치료 및 외래 약물치료, 정신의학적 면담을 병행해 관찰 중이다. 지능지수(IQ)가 높지 않고 성격적 측면이 사회부적응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는 소견이 적혀 있었다고 정치권 관계자는 전했다.
강 보좌관은 아들의 청와대 폭파 협박 소동이 일어난 25일 국회의장실에 '아들 정신 질환 진료 증명서'와 사표를 제출하고 파리로 떠났다. 정 의장이 "아들이 한 일인데 아버지까지 책임질 필요가 있느냐"고 만류했지만, 강 보좌관은 "의장님께 이런 부담을 드려 죄송하다. 사표를 꼭 수리해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강 보좌관이 현지 경찰 주재관과 함께 아들을 설득해, 27일 한국으로 함께 돌아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용의자 강씨는 파리 현지에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어 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강씨가 귀국을 거부할 경우 체포해 국내로 송환할 방침이다. 국내로 송환되면 협박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입건할 예정이다.
출처;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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