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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종 블랙리스트에 올리고도… 경찰, 손못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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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방지法 없어 선제적 예방 조치 못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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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한 기자
임경업 기자
입력 : 2015.03.11 03:00 | 수정 : 2015.03.11 09:42
[테러방지法 없어 선제적 예방 조치 못취해]
"과격시위 위험인물 10명 중… 金, 가장 과격" 일선경찰 보고
-"테러방지법 제정해야"
집시법 등 현행 법으로는 1人시위꾼 테러 차단못해
마크 리퍼트 주한 미 대사 테러범 김기종(55)이 경찰의 '상습 과격 시위자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었던 사실이 확인됐다. 하지만 테러 방지법 등 근거 법이 없어 경찰의 블랙리스트는 테러 방지에는 사실상 무용지물이었다.
10일 경찰에 따르면 김기종은 서울 종로경찰서가 지난해 작성한 상습 과격 시위꾼 명단에 오른 10여명 중 한 명이었다. 종로경찰서 관할 구역에는 청와대, 미국·일본 대사관, 정부 종합청사 등 시위꾼들이 자주 출몰하는 주요 기관이 몰려 있다. 종로서는 이 기관들의 경비를 위해 자체적으로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정보를 공유해왔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 리스트에는 시위꾼의 사진과 이름, 범행 전력, 특이 사항 등이 상세히 적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블랙리스트에 오른 인물에 관한 정보는 종로서장부터 기동대 소속 의경들까지 모두 파악하고 있다고 이 관계자는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대사관 경비 기동대가 근무를 교대하는 경우 또는 지휘관의 눈길이 닿지 않는 곳에서 시위꾼이 돌발 행동을 벌일 경우 등 경호 공백이 생길 가능성에 대비해 종로서 경호·경비 인력은 모두 이 블랙리스트를 숙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블랙리스트에 오른 인물 중 1~2명은 김기종과 같은 반미·종북 좌파로 분류되고 나머지는 반일 시위꾼으로 분류된다고 경찰은 밝혔다. 명단에 오른 사람은 모두 위험인물이지만 현장에서 집회·시위를 통제하는 경찰들은 김기종이 가장 과격한 인물이라고 보고해왔다고 한다. 지난 5일 사건이 발생한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도 종로서 정보관은 김기종이 나타난 것을 확인하고 즉각 행사 주최 측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측에 "사전에 등록되지 않았는데 왜 김을 들여보내느냐"고 항의했다. 하지만 김의 출입을 막을 수 없었고 결국 이번 테러로 이어졌다. 현행법상으로는 그의 출입을 통제할 권한이 없었기 때문이다.
현행 집시법은 2인 이상 모인 경우만 집회 신고 대상으로 규정하기 때문에 주로 1인 시위를 벌이는 이 시위꾼들이 주요 기관으로 접근하는 것을 사전에 파악할 수 없다. 또한 현행 경찰관직무집행법상 '위험 방지 조치' 요건에는 김기종 같은 위험인물에 대한 출입 통제가 해당하지 않는다고 경찰은 밝혔다. 실제로 경찰은 당시 김이 미 대사로부터 불과 10m 떨어진 곳에 자리 잡는 것을 지켜봐야만 했다. 경찰은 "선진국과 같은 테러 방지법이 없으면 이번 일과 같은 일이 재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2001년 미국 9·11 테러 이후 테러 방지법 입법이 추진됐으나 현 야당이 인권침해 요소가 있다는 이유로 반대해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국민 보호와 공공 안전을 위한 테러 방지 법안'을 발의한 이병석 의원(새누리당)실은 "이 법안에 따라 테러통합대응센터가 설치되면 '테러 위험인물에 대한 추적 및 대테러 조사'가 가능하다. 추후 법안 심의 과정에서 외국사절 등이 참석하는 행사에 검색대 설치를 의무화하거나 인권침해 요소를 최대한 배제하면서 김기종 같은 위험인물에 대한 출입 통제 권한 부여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국회에서는 국정원 권한 확대를 둘러싸고 정쟁을 벌이고 있다. 국정원이 문제가 된다면 경찰 권한이라도 확대해서 김기종과 같은 테러범을 사전에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김기종 자택 압수 수색 과정에서 입수한 물품 중 지금까지 19점이 이적 표현물에 해당한다는 감정 결과를 회신받았다고 밝혔다. '사월혁명회보' '한국진보연대' 등이 추가로 이적성이 확인된 서적이다. 한 수사 당국 관계자는 "김기종은 김정일의 '영화예술론' 복사본을 갖고 있었다. 원본을 갖고 있는 인물과 접촉했다는 방증"이라며 "김은 자생적 종북주의자가 아니며 김과 연계 또는 접촉하고 있는 또 다른 종북 세력이 배후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TV조선 화면 캡처
출처;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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