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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 했더니, 해방되자 심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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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안법사수대회, 그로부터 6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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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균 기자 (hile3@hanmail.net) 2010.09.27
자유진영이 주최한 역대 최대규모 집회로 지난 노무현 정권 2년차가 되는 해(2004년)에 있었던 ‘국가보안법 사수 국민대회’와 관련, 6년이 지난 지금 때 아닌 법정공방이 진행되고 있다.
당시 이 대회를 주최했다는 이유로 기소된 서정갑 국민행동본부장 등 자유진영 인사들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이 오는 30일(木) 오후2시 서울고등법원 404호 법정에서 열리는 것.
이번 사건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우선 대회 당시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해당 대회는 정치권의 ‘국가보안법 폐지’ 움직임을 막기 위해 자유진영이 역량을 최대한 동원한 집회로, 대회참가를 위해 서울광장에 모여든 인원이 30만(주최측 추산. 경찰추산 10만)이나 되었다.
집회가 끝난 후 참가자들이 청와대 행진을 시도하자 경찰의 강경진압이 이뤄졌으며, 이 때문에 참가자들의 부상이 속출했다. 경찰은 팔순 안팎의 나이 든 참전용사들에게도 ‘방패날’ 세례를 퍼부었다.
반면 경찰이 집회참가들에게 구타 당하거나 하는 모습은 목격되지 않았고, 공권력을 잘 공격하지 않는 자유진영의 특성으로 미루어 실제로 다쳤다고 할만한 경찰은 없었을 것이란 추측이다.(훗날 이 사건으로 기소된 서 본부장에 대한 1차공판 때, 경찰 측 증인으로 나선 시위진압 전의경들마저도 자신들의 부상수위가 “까진 정도”라고 증언했었다)
한마디로 이날 집회참가자들은 경찰에게 일방적으로 두들겨 맞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경찰은 오히려 대회 이후 한달 만에 폭력시위를 주최했다는 등의 이유로 주최단체인 ‘반핵반김국민협의회’ 대변인을 맡고 있었던 신혜식 <독립신문> 대표를 구속했고, 결국 신 대표는 그 해의 마지막 날이 되어서야 집행유예(1년 6개월형)로 풀려날 수 있었다.
이런 가운데 그로부터 3년 후인 2007년, 대통령선거운동이 한창이던 이 해에 검찰은 뜬금없이(?) 서정갑 본부장 등 다른 대회 주최자들까지 유사한 혐의로 기소했다. 그리고 해가 바뀌고 정권도 바뀐 2008년, 검찰은 서 본부장에게 징역2년 등 관계자들에게 높은 형량을 구형하고 말았다.
이같은 때늦은 기소와 구형량에 법학자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제기됐다. 이상돈 중앙대 법대교수는 “통상적으로 사건이 있으면 곧 수사하고 기소하거나 말거나 하는 것이 보통”이라며 “담당 검사의 독자적 판단이었는지, 상부의 지시가 있어서 뒤늦게 기소하였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당시 경찰과 다소 실랑이가 있었고, 그런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이 있었다 하더라도 좌익 세력의 폭력 시위에 비한다면 그런 정도의 ‘충돌’은 그냥 넘어갈 수 있는 것”이고 “아마도 검찰도 그래서 거의 3년 동안 이 사건을 그냥 두었을 것”이라며, “좌익 단체의 폭력 시위에 대해 그렇게 무력했던 공권력을 생각하면, 이번 사안을 기소한 것은 ‘비례의 원칙’에 어긋나는, 기소권 남용”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불구속 재판을 한 상태에서 징역 2년을 구형한 것도 이례적인 일”이라며 “징역 2년을 구형할 만한 ‘중대한 사건’이라면 당초부터 영장을 청구해서 구속 수사를 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서 본부장 등에 대한) 사법 처리 문제는 이명박 정부의 ‘정체성’을 판단하는 ‘리트머스 테스트’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얼마후 재판부는 검찰의 구형량을 거의 받아들여, 서 본부장에게 징역 1년8개월(집행유예)을 선고하는 등 관계자들에게 유죄판결을 내렸다.
이러한 판결을 내린 재판장은 한양석 판사. 여기서는 검찰의 구형량에 근접하는 판결을 내린 그였지만, 이 판결을 내린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한 판사는 검찰의 구형량 따위(?)에 연연하지 않는 상상 그 이상의 판결을 내린 인물이다. 군사기밀을 수집·탐지해 북한에 넘긴 혐의로 기소된 소위 평화사진작가 이승구(일명 이시우) 씨에 대해, 검찰의 ‘9년 구형’에도 불구하고 무죄(無罪) 판결을 내린 것.
이 씨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었다. 결과적으로 ‘국가보안법 위반’에는 무죄를, ‘국가보안법 사수’에는 유죄를 선고한 셈. 이처럼 논란이 됐던 당시 판결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이 오는 30일 열리는 것이다.
앞서 지난 달 31일 최종공판에서, 서 본부장 등 이 사건 피고 측은 최후변론을 통해 “이 사건 집회는 2004. 9. 정치권의 국가보안법 폐지 움직임에 대하여 국가 안보를 걱정하는 수많은 애국인사와 재향군인회, 자유총연맹, 상이군경회, 한국기독교총연합 등 300여개의 단체가 강영훈 전 국무총리 등 국가 원로 20여명을 공동대회장으로 하여 국가보안법 폐지 반대 의견을 대외적으로 천명하고자 개최된 집회”라며 “관할 경찰서에 적법하게 신고하였고, 시종일관 집회 현장에서도 서울지방경찰청, 남대문경찰서 담당경찰관과 긴밀하게 연락하고 협조하면서 이 사건 집회를 진행하였던 바, 이러한 집회를 불법폭력집회라고 평가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집회 참가자들과 경찰 사이에 다소의 물리적 충돌이 발생한 것은 이 사건 집회 2부 행사가 모두 종료된 다음 공동대회장 14명이 경찰의 호위 속에 청와대에 항의서한을 전달하기로 예정되어 있었는데 경찰이 약속을 위반하고 공동대회장들의 행진은 물론 행사장내 군중들의 해산을 원천적으로 봉쇄하였기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이는 전혀 우발적인 사건”이라며 “나아가 이미 이 사건 집회의 해산을 선언하고 집회가 종료되었는데도 불구하고 경찰이 출구를 봉쇄하여 군중이 집회장소에서 빠져나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피고인들이 경찰의 해산명령에 불응했다고 평가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항변했다.
아울러 “이 사건 국민대회가 열린 일자는 2004. 10. 4.이고, 이 사건에서 공범으로 표시된 인터넷 독립신문 대표 신혜식에 관하여 동일한 공소사실에 대한 형사처벌이 일어난 시기는 2005.이며,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 제기가 된 시기는 2007. 7. 12.”라며 “검찰은, 이와 같이 신혜식과 피고인들을 분리 기소한 이유에 관하여 신혜식의 구속기간 만료, 피고인들에 대한 다른 고소, 고발 사건과의 병합 처리 때문이었다고 해명한 바 있습니다만, 피고인들에 대한 수사기록을 살펴 보면, 피고인들에 대한 수사는 신혜식에 대한 기소 이전에 모두 완료된 상태이고 그 이후에는 일체의 수사가 진행된 바 없고, 또한 피고인들 누구에게도 다른 고소, 고발 사건과 병합 처리한 내역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와 같이 불합리한 공소 제기가 일어난 것은, 2007. 7. 당시 차기 대선 정국에서 자신들의 집권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한 당시 집권세력들이 자신들이 힘을 가지고 있는 동안에 마지막으로 정통 보수 우익을 대표하는 피고인들에게 족쇄를 물리고 타격을 가하려는 시도에서 검찰에 부당한 압력을 가하여 발생한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며 “이상과 같이 이 사건 공소 사실은 진실이 아니며, 공소 사실의 진위 여부를 떠나 공소 제기 자체가 소추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한 경우이므로 무죄 또는 공소기각의 판결이 선고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국내 최대 예비역단체인 대한민국재향군인회(회장 박세환. 약칭 향군)도 탄원서(아래 전문 참조)를 항소심재판부(안영진 재판장)에 제출했으며, 멀리 美한인사회에서도 정용봉(토머스 정) 국군포로송환위원회장을 중심으로 이번 사건에 대한 무죄판결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이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선고공판을 앞둔 서 본부장은 “법(法)을 지키려던 사람이 법정에 선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특히 정권교체 후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점을 들어 “이는 왜정시대 때 독립운동을 했던 인사를 해방 후 심판대에 세우는 것과 같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탄 원 서
존경하는 안영진 재판장님께
법치구현을 위해 불철주야 헌신하시는 재판장님께 경의를 표합니다.
다름이 아니오라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저희 850만 향군회원들은 2004년 10월4일 국가보안법死守(사수) 국민대회와 관련, 특수공무집행방해 치상죄로 기소된 서정갑 국민행동본부장 등에 대한 無罪(무죄) 탄원을 재판장님께 간곡히 호소하고자 합니다.
서정갑 본부장은 일평생 조국을 위해 봉사해 온 예비역 육군대령으로서 김대중, 노무현 前대통령 집권 당시에는 이 나라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헌신한 愛國(애국)투사입니다.
피고인들의 기소요지는 경찰관의 불법폭력집회 진압에 관한 정당한 직무 집행을 방해하면서 경찰관을 상해하고 공용물건을 손상하고 경찰관의 해산명령에 불응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당시 행사는 정치권의 국가보안법 폐지를 막으려는 시민들의 合法的(합법적) 시위였습니다. 강영훈 前국무총리 등 국가 원로 20여명이 공동대회장을 맡았고 재향군인회, 자유총연맹, 상이군경회, 한국기독교총연합 등 300여개의 단체 관계자들과 일반 시민 20여만 명이 참여했습니다. 한마디로 당시 행사는 국가 안위를 염려하는 수많은 국민들의 正當(정당)한 주장이었습니다.
당시 집회 참가자들과 경찰 사이에 다소의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는 경찰이 평화 집회보장이라는 약속을 깨뜨리고 물대포와 곤봉으로 밀어 붙이고 구타까지 하는 등 강경한 진압을 하였기 때문에 이에 격분한 애국시민들이 가볍게 저항하고 욕설을 했을 뿐 흉기에 의한 폭력행동이나 경찰에게 상해를 가한 적은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공동대회장도 아닌 실무자들에게 예측할 수 없는 물리적 충돌의 책임을 묻는 것은 不當(부당)한 것입니다.
서정갑 본부장 등은 집권세력의 反(반)헌법 행태가 극성할 때 대한민국을 지켜야 한다는 일념으로 모든 것을 바친 애국인사들입니다. 과거 정권은 내란선동죄, 내란미수죄, 내란이행선동죄 등 수많은 법리를 동원해 서정갑 본부장을 獄(옥)에 가두려 했으나 실패했습니다. 대한민국 헌법을 사수하고 법치를 존중해 온 선량한 시민입니다.
서정갑 본부장 같은 이들이 앞장서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목소리가 없었다면 2004년에 집권세력 의도대로 국가보안법은 폐지됐을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쯤 북한에 密入北(밀입북)한 한상렬 같은 자들이 아무런 제재 없이 국가를 파괴하며 돌아다니고 있을 것입니다.
서정갑 본부장 등 애국인사들에게 표창과 격려는 해주지 못할망정 6년 전 애국운동 과정에서 빚어진 사소한 충돌을 이유로 처벌한다는 것은 일반인의 상식으론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서정갑 본부장은 2008년 10월21일 당시 어청수 경찰청장으로부터 감사장(첨부 1 감사장 사본)을 받기도 했습니다. 경찰의 날 63주년을 맞아 "지역사회발전에 헌신하고 노력했으며 특히 경찰행정발전에 이바지한 공이 크다"는 것이 그 이유였습니다. 이는 서정갑 본부장이 특수공무집행방해 치상의 죄로 처벌받을 인물이 아님을 경찰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고 판단됩니다.
또한 서정갑 본부장은 2010년, 연세대학교로부터 학교를 빛낸 훌륭한 同門(동문)으로 선정되어 '자랑스런 연세인상'을 수상한 인물입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서정갑 본부장은 군인으로서 일생을 조국을 위해 봉사했고 퇴역 이후에는 대한민국을 위해 몸과 마음을 바쳐왔습니다. 정상적인 국가라면 그에게 罰(벌)이 아니라 償(상)을 줘야 마땅합니다. 문제가 된 2004년 10월4일 국민대회 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선처해 주십시오.
그리고 이 나라에 법치와 정의와 양심이 살아있음을 보여주십시오. 대한민국 재향군인 850만 회원들은 재판장님의 명철한 판결을 기대합니다.
재판장님의 애국적 판단이 있으시기를 앙망합니다.
2010 . 9 . 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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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독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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