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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등에 안주하려는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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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신료 인상이 아닌 민영화가 살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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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KBS는 수신료의 꿈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17일 KBS는 또 다시 방송통신위원회에 수신료인상을 요청하였으나, 방송위는 국민을 의식한 탓인지 현행 월 2,500원에서 1,000원을 더 올린 3,500원으로 올리되 광고를 축소해야 한다는 검토의견서를 채택했다. 이 검토의견대로 국회를 통과한다면, 수신료제도는 1,000원이 인상된 상태로 유지된다.
그런데 왜 KBS가 수신료 인상에 그렇게 집착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정말로 KBS가 난시청지역을 해소하고, 서민들을 위해 여러 가지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국민을 위해 사업을 할 생각이라면, 먼저 국민들로부터 수신료라는 짐을 덜어주는 것이 올바른 길일 것이다. 즉 KBS 스스로가 민영화해서 광고수입으로 방송 사업을 운영하며 국민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정도(正道)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원래 KBS는 수신료를 4,500원에서 4,800원 사이로 올리려 의도 했었다. 그런데 1979년에 수신료가 2,500원으로 책정되어 KBS가 운영되기 시작했고 지금 다시 수신료만으로 KBS를 운영하려 한다면, 소비자물가 상승률만을 반영한다고 해도, 수신료는 적어도 12,500원 이상으로 인상되어야 한다. 여기서 서민층 내지 극빈층에 수신료를 면제해주기로 한다면 수신료는 이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받아야 앞뒤가 맞는다.
KBS가 당초부터 수신료를 4,500~4,800원 수준으로 올리려 했었던 점을 감안하면, 당초 KBS가 목표로 했던 것은 수신료 인상을 통한 충분한 규모의 수입확보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곧 이들의 숨은 목표는 수신료의 존치를 통해 KBS의 ‘방송공사’라는 지금까지의 제왕적 지위를 지키려는 것이다.
때문에 방송위원회가 수신료를 1,000원만 인상해주기로 한 것은 언뜻 보기에는 KBS에 불리한 결정을 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수신료 존치를 허용함으로써 KBS의 ‘방송공사’라는 제왕적 지위를 지켜주는 큰 혜택을 준 것이다.
수신료의 존치가 불가피하다는 시각에서 보더라도, KBS가 정말로 국민을 걱정한다면, 수신료를 올리기 전에 먼저 스스로의 효율성을 높이려 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해도 적자운영이 불가피하다면, 아예 이 단계에서 민영화의 길을 택해 수신료 문제를 없애는 것이 옳다. KBS가 SBS에 비해 효율이 크게 떨어지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며, 비록 최근에 일시적으로 흑자를 냈다하지만 앞으로도 적자를 면하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수신료인상문제는 이제 시작에 불과한 것이다.
KBS를 민영화하는 장점은 또 있다. “수신료를 올리는 대신 광고 비중을 낮추는 것”이 새로 방송에 진입하는 조.중.동.에 KBS가 받게 될 광고물량을 몰아주기 위함이라는 야당의 의혹 제기를 무력화 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KBS는 ‘공정한 방송을 위해’, 그리고 ‘상업방송의 결점을 중화시키기 위해’ 공영방송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지금까지 KBS가 방송한 프로 중에서 공정하다고 볼 수 있는 것은 거의 없었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도 우파적 시각에서 보았을 때는 KBS가 그 전보다 좀 나아졌다는 정도일 뿐 완전히 우파적이 된 것도 아니다. 물론 KBS가 완전히 우파적이 된다면 좌파들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공정한 방송이란 수신료로 보장될 수 없는 성질의 것이다.
나아가 수신료는 정의(正義)라는 시각에서 보아도 옳지 않다. 시청률이 아무리 높아야 40%가 되기 어렵고 보통의 경우는 10%~20%수준이다. 이런 시각에서 보면, 수신료를 낸다는 것은 KBS가 방송을 할 수 있게 하기 위해 많게는 90%의 시청자가 시청료(수신료)를 KBS에 내야한다는 것이 된다. 이를 개인의 입장에서 보면 보지도 않는 영화에 관람료를 내는 것과 같은 모순이 있다. 과연 이렇게 하면서까지 KBS의 ‘방송공사’라는 지위를 지켜줄 명분이 있는 것인가. 참으로 문제라 아니할 수 없다.
우리 국민들은 앞으로 얼마나 무거워질지 알 수 없는 건강보험료를 부담해야 하고, 여기에 고령화와 인구감소 현상까지를 생각하면 생산 활동에 종사하는 국민들의 부담은 더욱 무거워지지 않을 수 없게 되어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내지 않아도 될 수신료까지 국민들이 부담하게 만드는 것은 국민의 짐만 무겁게 만드는 아주 잘못된 정책이다.
이제 KBS는 스스로 민영화의 길을 택하여 국민의 등에서 내려와야 한다. 정치인들 역시 말로만 민생을 외칠 것이 아니라, 국민의 부담을 가능한 한 줄여준다는 시각에서 수신료 문제를 보아야 한다. 이는 민생을 위한 정치이자, 정의사회를 구현하는 또 하나의 방편이다.
김한응 자유시민연대 자유경제위원장
출처 폴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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