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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英 갈라놓는 BP
파리=김홍수 특파원 hongsu@chosun.com
입력 : 2010.06.12 02:53
오바마 연일 비난에 주가 폭락… 英투자자들 반발
BP의 멕시코만 원유 유출 사고가 전통적인 우방인 미국과 영국의 우호 관계에 구멍을 내고 있다.
미국 버락 오바마(Obama) 대통령이 BP를 연일 비난한 여파로 BP 주가가 폭락해 영국계 연금펀드들이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되자 영국 연금생활자, 금융계, 정치인들이 "미국의 감정적 대응이 사태를 더 악화시키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BP의 원유 유출 차단 시도가 계속 실패하자 관련자에 대한 형사처벌 가능성을 언급한 데 이어 토니 헤이워드 CEO를 가리켜 "나라면 그를 해고했을 것"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했었다. 또 미 연방의원들은 BP가 원유 유출 피해를 전액 보상할 때까지 주주에 대한 배당금 지급을 금지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 정치권에서 나온 초강경 발언은 BP 주식 투매를 촉발, BP 경영진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BP의 주가는 지난 9일 16%나 폭락하고, 기업의 부도 위험 지표인 크레디트 디폴트 스와프 금리가 하루 만에 5% 포인트 이상 급등했다.
BP는 시가총액 기준 영국 최대 기업으로 원유 유출 사고 후 주가가 40% 이상 폭락하는 바람에 시가총액이 490억파운드(약 90조원)나 날아갔다.
BP측은 "주가가 이렇게까지 떨어질 이유가 없다"며 투자자를 진정시키려 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미국의 초강경 태도로 인해 BP의 손해배상액이 예상보다 훨씬 커질 것을 우려하며 BP 주식을 내던지고 있다.
BP 주가 폭락사태는 BP 주식을 대량 보유하고 있는 영국 연금 펀드들에 막대한 손실을 안겨주면서 영국 은퇴자들의 불만을 촉발하고 있다.
영국 투자회사 간부 마크 댐피어는 "오바마 대통령이 영국 연금생활자의 목을 구둣발로 짓밟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영국 씨티의 한 펀드매니저는 "BP가 연금 펀드를 포함한 주주들에 배당금을 줄지 말지 결정하는 사람이 미국 정치인들이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BP 문제로 양국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지자 데이비드 캐머런(Cameron) 총리까지 나서 미국과 BP 양쪽을 모두 달래기 시작했다. 캐머런 총리는 "엄청난 환경 재앙에 따른 미국 정부의 좌절감을 이해한다"면서 "BP가 상황을 헤쳐나가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해야 하고 영국 정부는 BP의 노력을 전폭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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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조선닷컴
2010.06.12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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