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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지원의 진검승부
 

작성일 2011-01-14 17:41:55 
안상수 대표의 아들이 '로스쿨 부정입학' 했다는 
이석현 의원의 주장이

완전 날조로 드러났습니다.

이 사건을 접하면서 

한숨이 절로 나왔습니다.

 
정치판에서 상대를 공격하고 비판하는것,

그야말로 병가지상사요, 다반사입니다.

서로 얼싸안고 '칭찬합시다!' 할 수 없는 것이

엄연한 현실입니다.

 
그러나 이 와중에도 일종의 불문율이 있습니다.

즉 상대 자녀들이나 가족을 끌어들이지는 않는 것이죠.

사실 정치인의 부인들-제가 옆에서 지켜보면

참 안됐고 늘 연민을 느끼게 됩니다.

제가 아는 한 원로정치인의 부인은 소원이 있습니다.

'늦잠 좀 자봤으면-'하는 것이죠.

'동네 찜질방에서 편안히 드러누워보는 것'

혹은 '하도 인사를 하고 다녀 등이 굽었는데

다음에 태어나면 등 좀 펴고 살았으면' 이런 이야기 많습니다.

 
일본 칸총리의 부인 노부코 여사가

'다시 태어나면 칸과 결혼하지 않겠다.'는 것 못잖게

많은 국회의원이나 정치인 부인들이

제게도 같은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그러면서 가장 슬픈것이 아이들의 문제라고 하죠.

저 역시 예외는 아닙니다.

 
아이들이란 구김없이 자라야 하는데

'지역구의 학교'를 다니는 경우

아이들이 겪는 상처나 고통은 간단치 않습니다.

주변아이들이 자신의 아빠를 비난할때,

너는 국회의원 아들이니까- 하면서 비아냥거리거나

왕따를 시킬때(아이들도 잔인할 때가 있지요)

때로는 특정한 이념을 지닌 선생님이

'딴나라당 의원들은-'해가면서 교실에서

수업을 할때 그 아이의 가슴은 멍이 드는 것이죠.

 
이번에 이석현 의원이 안상수 대표의 아들의

부정입학을 운운한 것은

정치도의를 떠나 한 인간으로서 정말 못할 짓을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버지의 정치에 굳이 자식을 잔인하게 끌어들일 일도 아님은 물론이고

문제는 '완전 거짓말'이었기 때문입니다.

 
상대 정치인에 대한 배려를 떠나

아들의 인격과 한 인간으로서 권리를 이렇게 짓밟아도 되는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석현 의원은 사과했습니다.

또 한 술 더 떠 박지원 원내대표도 유감을 표시했습니다.

그런데 그럴러면 깨끗이 사과할 것이지-

안대표가 법정소송을 하자

'그렇다면 나도 진검승부를 하겠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전 원래 일본식 용어 싫어합니다.

진검승부는 일본검도에서 흔히 쓰는 용어지요.

목검이 아니라 진짜 칼로 대결하는 싸움이지요.
그런데 박지원 대표가 이런 와중에서

비장한 결의를 다지겠다면서 '진검승부를 하겠다'고 한 말-

피식 웃음이 나오네요.

 
아무때나 진검승부를 갖다 붙이는 그 무신경,

진짜 진검승부가 뭔지 알고 썼는가하는 의문-

그런데 그보다 더 나아가서 잘못된 것에 대해서는 

잘못을 인정할 줄 아는 

최소한의 예의도 갖추지 못했다는 점 때문입니다.

 
그 양반도 자식이 있는 분인데 말입니다.

만일 자신의 자녀가 그런 일을 당했다면?

정말 부끄러운 여의도 정치판입니다.

 
2011년 1월 14일

 
전여옥 올림

 
출처 전여옥의 OKTALKTALK

  
 2011.01.15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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