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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합 거부 박근혜…충격받은 청와대
 싸늘한 반대에 공식언급은 자제, 속으로만

"혼자만 생각하는거냐, 당 흔들기보다는…"국정차질 우려 깊어져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가 만나 논의한 당 쇄신과 화합책이 단 하루만에 박근혜 전 대표로부터 거부 당하면서 청와대는 적잖이 당황하는 분위기다. 청와대 한 참모는 7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당에서 많은 공감대를 이루고 있는 상황인데 난감하다"고 말했다.

미국을 방문하고 있는 박 전 대표는 4.29 재보선 이후 당 화합의 상징으로 가시화돼온 '김무성 원내대표 합의 추대론'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박 전 대표가 특유의 '원칙'을 주장하며 싸늘한 반대 의사를 밝히면서 이 대통령과 당 지도부가 구상한 '쇄신과 화합'이라는 큰 틀이 흔들리게 된 셈이다.

'공식적인' 청와대의 반응은 없다. 청와대 참모진은 말을 극도로 아끼며 사태를 예의주시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속으로는 박 전 대표에 대한 불만을 애써 억누르는 눈치다. 일각에서는 "혼자만 생각하겠다는 거냐" "어쩌자는 건지 모르겠다" 등 볼멘 소리가 터져나왔다. 한 참모는 "여권 화합 무드가 이어질 줄 알았는데 실망이다"고 말했다.

전날 이 대통령이 "이제 우리 당에서도 계파 소리가 안나올 때 안됐느냐. 나도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하면서 나타낸 '친박 포용' 제스처도 사실상 거부 당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면서 강경 대응론도 제기됐다. 한 관계자는 "박 전 대표가 이제 선거 때마다 당을 흔드는 모습을 보이기보다 책임있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청와대가 갖는 불만의 근저에는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국정 운영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있다. 여권 내부 분열이 가속화할 경우 이 대통령 국정 장악력은 타격을 받게 될 것이며, '경제살리기'에 매진할 추진력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소속 의원들이 선출하는 원내대표를 두고 청와대와 당 지도부가 협의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것 자체가 실수"라는 자성이 나왔다. 한 관계자는 "박 전 대표와 사전 조율이 안됐다는 점이 가장 큰 잘못"이라며 "결과적으로 박 전 대표 측에서는 '또 립서비스만 했다'는 식의 불만 여지를 만들어준 꼴"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여전히 '포용 원칙'을 고수해야 한다는 입장도 존재한다. 이 대통령 측근으로 꼽히는 한 수도권 초선 의원은 "'김무성 카드'가 옳다그르다를 떠나 친이 친박 갈등을 조정하고 단합 메시지를 주는 데 긍정적이라고 여겨졌는데 아쉽다"면서 "그러나 이 대통령은 박 전 대표와 화합을 위한 계기를 꾸준히 마련해나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청와대 한 측근도 "원칙적 입장은 포용으로 가야한다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출처[자유민주·시장경제의 파수꾼 - 뉴데일리/new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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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길호 기자 
 2009.05.08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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