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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건설의 파격… 신입사원 58명 모두 海外발령
[여성 6명 포함, 3년 동안 근무… 중동 35명 등 8개국 분산배치]
진중언 기자 이메일
jinmir@chosun.com
조형래 기자
입력 : 2015.04.23 03:04 | 수정 : 2015.04.23 03:07
국내 시장 한계에 도달하자 海外에서 새 성장동력 찾기
해외 근무 꺼리는 사람은 탈락, 정원 20%는 새로 뽑아 보내… 연봉은 국내의 2배 정도
신입들 "최대한 많이 보고 배워 글로벌 엔지니어가 되고 싶다"
임병용 사장 GS건설이 올해 입사한 신입사원 전원을 해외 건설현장으로 발령하는 파격적인 인사(人事)를 단행했다. 신입사원 전원 해외 배치는 국내 기업에서 선례(先例)를 찾기 어려운 일이다. 재계에서는 GS건설의 이번 인사 실험이 실업난에 시달리는 청년 일자리 창출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이번 인사는 임병용(53) GS건설 사장의 '결단(決斷)'으로 성사됐다. 국내 건설시장의 성장이 한계에 도달한 상황에서 5년, 10년 뒤 회사를 먹여 살릴 성장 동력은 해외 시장에서 찾아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국제무대에서 통하는 글로벌 인재 육성이 핵심 관건이라는 절박한 판단에서다.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은 "요즘 젊은이들이 쉽고 편한 일만 찾아 청년실업이 더 심화되는 측면도 있다"면서 "GS건설의 시도는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청년 실업을 해결하는 모멘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기업 初有의 '파격 인사'
GS건설은 "2015년 상반기 신입사원 58명 전원을 해외 현장에 발령 냈다"고 22일 밝혔다. 올해 1월 2일 첫 출근을 한 신입사원들은 2주일짜리 '신입사원 입문교육'과 7주 과정의 '실무 배치교육'을 거친 뒤 한 명도 예외 없이 모두 해외 건설현장에 전진 배치됐다. 이들의 해외 근무 기간은 기본 3년이다. GS건설의 주력 시장인 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UAE 등 중동(中東) 현장에 35명이 배치됐고,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에 10명, 이집트·터키에 13명 등 총 8개국으로 나눠졌다. 6명의 여성 신입사원은 쿠웨이트·터키·태국·베트남으로 흩어졌다.
GS건설 신입사원들이 올해 3월 초 서울시 종로구 옥인동‘GS남촌리더십센터’에서 9주간의 교육을 마치고 밝은 표정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올해 입사한 신입사원들은 한 명도 예외 없이 모두 중동, 동남아 등 해외 건설현장으로 배치돼 근무하고 있다. /GS건설 제공
이들은 해외 현장에서 곧바로 실무에 투입된다. 토목과 플랜트 등 건설 공사는 물론 해당 국가 발주처 관계자들과의 미팅 등도 직접 맡는다. 이들은 현지 근무수당을 비롯해 국내에서 받는 연봉 2배 정도의 급여를 받는다. 약 105일 근무 후 보름간의 휴가도 누릴 수 있다.
신입사원 전원을 해외에 배치하는 '파격' 인사에 대해 당사자들은 반기는 분위기다. 터키의 정유 플랜트 현장 발령을 받아 다음 주 출국하는 최민주(24)씨는 "토목공학을 전공해 해외 건설현장에서 일하고 싶었는데, 신입사원 때 가게 될 줄은 몰랐다"며 "최대한 많이 보고 배워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을 인정받는 엔지니어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GS건설 고위 임원은 "신입 사원들이 영어 등 외국어 구사에 능숙하고, 상당히 의욕적으로 일하고 있다"며 "아직 종합적인 평가를 내리기는 이르지만, 초기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해외에서 진짜 실력 키워라"
신입사원 전원 해외 현장 발령은 이 회사 CEO인 임병용 사장의 아이디어와 추진력이 견인차가 됐다. 임 사장은 "GS건설이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려면 해외 시장에서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승부를 해야 한다"며 올해 신년사와 임원 회의 등에서 수차례 강조했다. 국내 사업에서는 기술적으로 차별화할 요소가 거의 없기 때문에 어떻게든 해외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뜻이다. 임 사장은 신입사원 전원 해외 발령이라는 새 인사 원칙을 확립하기 위해 입사 시험을 통과했더라도 해외 근무를 꺼리는 사람을 탈락시키고 정원의 20%를 새로 뽑을 정도로 강한 의지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2013년 6월 현직을 맡은 임 사장은 최근 2년간 '선별 수주'와 '해외사업 수행력 강화'라는 경영 목표를 향해 체질 개선에 나섰다. 해외 부실 사업을 대거 정리하는 한편, 카자흐스탄과 터키에서 수익성 높은 플랜트 건설 사업을 잇달아 수주했다. 국내 사업도 철저하게 '수익성 제일주의'로 진행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 2013년 영업손실 9350억원이라는 창사 이래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던 GS건설은 지난해 51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데 성공했다.
박병창 GS건설 인재개발실장(전무)은 "해외 현장에 배치된 신입사원들이 낯선 환경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겠지만, 여러 프로젝트를 직접 수행하면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가 글로벌 건설사로 커가는 회사에 값진 자산(資産)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조선닷컴
2015.04.23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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