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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선대위원장 왈“하늘이 준비시킨”
떡줄사람 생각도 안하는데 김치국 먼저마시기
정라곤 칼럼니스트
정치하는 사람들 말을 들어보면 때로는 허황하다. 근거도 없이 자기주장에만 매달리는 경우를 종종 보는데, 그 말을 듣는 사람들은 대개 황당한 입장을 보인다. 정당 홍보나 정치 논평 또는 특정인을 자랑하려면 객관적으로 증명된 사실에 대해 알려야하고 그 말을 전래들은 국민들이 고개를 끄덕여야 하건만 그렇지 않고 혼자서 일방적인 주장을 한다면 국민들로부터 두고두고 웃음거리로 남는다.
▲ 정라곤 ©브레이크뉴스
돌아온 사나이, 김무성 전 의원이 박근혜 후보 선대본부장을 맡았다. 무엇을 보이려고 작심했는지 첫 행보부터 관심거리다. 밤 11시에 당사에서 중앙당 사무처 실·국장급 당직자를 소집하고서는 명단을 끄내들고 출석을 확인했다. “자, 출석 부릅니다. 후보실 보좌역 ○○○!" ”네! 왔습니다." 마치 어린 학생들에 대하는 태도지만 당내 사정이니까 뭐라고 할 바가 아니다.
한 수 더 떠서 용비어천가(龍飛御天歌)까지 불렀다. 같은당의 대통령 후보인 박근혜 후보를 한껏 치켜 올리면서 “국정 전반에 걸쳐 폭넓은 경험을 갖춘 하늘이 준비시킨 후보”라 했다. 그것까지는 좋다. 좋게 평가하든, 코웃음치든 어차피 듣는 사람들이 알아서 판단할 테니까. 그러나 자기당 후보 자랑하려고 남의 당이나 대통령선거에 후보로 나선 사람까지 깎아내리는 행태는 옳지 않다.
김무성 본부장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에 대해선 “국정경험이라고는 대통령 비서 업무와 몇 개월밖에 되지 않는 국회의원 신분이 전부다”라고 평하는가 하면, 안철수 후보에게는 “벤처기업으로 큰 성공한 CEO이지만 국정경험 전무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연 이들이 위기의 대한민국을 구하고 진정한 변화를 이끌어낼지 의문”이라고 두 후보에 대해 평가절하했다는 소식이다.
비교사례로 든 표현이 걸작이다. “야구를 잘한다고, 또 잘 안다고 해서 관중이 감독이 될 수 없는 것 아니겠느냐. 마치 야구를 좋아한다고 관중이 뛰쳐나와 감독을 시켜달라고 떼쓰는 것 같다”고 비유했는데 이러한 것은 상황에 맞는 적절한 것이 아니라 억지로 꿰맞추는 거나 다름없다. 비교대상이 안 되는 것을 비교하니 아구가 맞지 않는다. 언제 문재인 후보나 안철수 후보가 야구경기를 관람하는 관중이 되었고, 뛰쳐나가서 감독을 시켜달라고 한 적이 있는가 말이다.
박 후보를 억지 자랑시키려하다 보니 남성 정치인까지 서슴치 않고 욕보인다. 김 본부장은 “부패하고 타락하고 약속을 밥 먹듯 저버리는 남성 중심의 구태정치 현실에서 박 후보는 여성의 몸으로 혈혈단신 정치권에 와서 그동안 단 한 번도 거짓말 하지 않고 한번 한 약속은 목숨보다 더 소중히 지켰다”고 부연설명까지 했다. 김 본부장 자신이 한나라당 원내대표하던 시절이나 현재 새누리당, 또는 야당의 숱한 남성들에게 ‘부패하고 타락한 정치인’으로 매도하는 듯한 뉘앙스는 누워서 침 뱉기가 아니고 무엇이랴.
여당의 원내대표까지 지낸 중량감 있는 분이 오랜만에 감투를 쓰다보니 감개가 무량한 것 같다. 그래서 대통령 후보로 나선 사람들을 자신의 잣대로 평가절하하고, 야구관람자라 제멋대로 상정하고서는 야구감독을 시켜 달라 떼쓴다느니 논리적으로나 현실적으로나 앞뒤가 맞지 않는 말로 상대를 평가하고 있다. 그 행태가 정말 구태정치의 몸통을 보는 것 같다.
김무성 본부장은 4선의 국회의원을 지냈지만 주군을 잘 만나 출세한 사라이라 혹자는 말한다. 회사대표로 있다가 김영삼 전 대통령이 과거 민주화추진협의회 일을 할 때 도왔고, 그 공로로 YS가 대통령에 당선되자 인수위원회에 몸담았으며, 김영삼 대통령 시절인 1994년에 내무부차관으로 출세를 했던 자이다. 그는 YS맨으로서 정치에 몸담고서 입신출세한 화려한 경력을 갖고 있는 자이니 대통령 후보라 하드라도 문 후보나 안 후보가 성에 차겠나.
자신의 4선 국회의원 경력에 비하면 문재인 후보는 이제 초선이고, 청와대 경력을 따져도 직위에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먼저 했으니까 그런 말이 나왔는지는 모르겠다. 또한 김 본부장의 화려한 경력에 비하면 크게 성공했다고 하나 벤처기업 CEO에 불과한 안철수 원장이 뭐 대수겠는가. 새누리당 김무성 선대본부장은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속담의 뜻을 새기고 ‘하늘’ 운운하는 것이 좋겠다. 하늘이 준비시킨 후보가 어디 한 두명이랴! rgjeong@naver.com
*필자/정라곤(시인․칼럼니스트)
출처;브레이크뉴스
2012.10.20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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